김현주 "15년 만의 스크린 복귀…인간의 상실감에 주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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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낙원'서 AI 아들에게 집착하는 엄마 역…"표현하기 어렵고 조심스러워"

    "연상호 감독은 배우 신뢰하고 자유롭게 놀 무대 만들어줘"

    영화 '실낙원' 주연 배우 김현주
    영화 '실낙원' 주연 배우 김현주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큰 스크린으로 제 연기를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선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야 처음 제대로 본 것 같아요."

    영화 '실낙원'으로 1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현주는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설레면서도 긴장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은 실종된 아들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낸 가상현실에 의존해 살아가던 엄마 소영(김현주 분)이 진짜 아들 선우(배현성)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심리 스릴러다.

    김현주는 AI라는 소재 자체보다 이를 받아들이는 소영의 복잡한 심리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소영은 이미 죽은 듯이 살았고, AI 아들과 마찬가지로 가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AI 아들을 통해 완벽한 삶을 만들어왔는데 갑자기 낯선 남자가 아들이라고 나타난다면 섬뜩하고 기묘한 감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실낙원' 속 한 장면
    영화 '실낙원' 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연기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특히 직접 경험하지 못한 모성애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김현주는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은 표현하기 어렵고 조심스럽다"며 "이번 역할은 오히려 제가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소영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모성애를 넘어 인간이 겪는 보편적인 상실감에 주목했다.

    그는 "상실감이라는 게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인지, 함께했던 시간이나 그때의 내 모습에 대한 그리움인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소영이 아침에 눈을 뜨는 장면에서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일상 이면의 공허함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진짜 아들이 돌아온 뒤에도 AI 아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에는 중독에 가까운 집착을 표현했다.

    그는 "소영이 텅 빈 삶을 살고 있다는 걸 공허한 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AI 아들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인물의 선택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실낙원' 속 한 장면
    영화 '실낙원' 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현주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021·2024)과 영화 '정이'(2023), 시리즈 '선산'(2024)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연상호 감독과 네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연 감독의 신뢰가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떠올렸다.

    김현주는 "저 자신도 몰랐던 부분인데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신다"며 "연기자로서 저를 신뢰해주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고 했다.

    연 감독의 연출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강요하거나 디렉션을 많이 주시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신다"고 덧붙였다.

    김현주는 "감독님이 '내가 쓴 글을 김현주가 어떻게 해석하는지 감상하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딱 맞는 이야기인 것 같았고 감동적이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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