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농구 금메달' 이현중 "말도 안되는 큰 꿈 가져라"
작성자 정보
- 먹튀헌병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4 조회
- 목록
본문
26일 미국 출국 앞두고 수원 삼일중·삼일고 방문…레드카펫 환영 받아
부친 이윤환 감독 "내 아들 100점 선수…NBA 도전 지지해"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꿈을 말도 안 되게 크게 가지라는 겁니다. '나라고 안 될 게 뭐냐?'라는 생각을 하길 바랍니다."
23일 오전 11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중학교에 농구 국가대표 이현중 선수가 등장하자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 학생들이 소리 질러 환호하며 이 선수를 맞이했다.
이현중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농구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이날 학교로 '금의환향'했다.
학교 복도에는 이현중의 얼굴을 보려고 나온 교직원과 학생들로 붐볐고, 이 선수는 사인과 기념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화답했다.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67-57로 꺾으며 12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이현중은 이틀 전 귀국한뒤, 이날 자신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5년간 선수로 몸담은 삼일중학교와 삼일고등학교를 찾았다.
추석 직후인 26일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모교를 잊지 않고 찾은 것은 후배들을 향한 넘치는 애정 때문이었다.
이현중은 "평소에 학교에서 운동을 자주 한다. 제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후배 선수들도 자극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삼일중 농구부 학생 18명을 따로 만나 "꿈을 크게 가지라"며 격려했다.
이현중은 "저도 아직 계속 도전하고 있고 이룬 게 많이 없지만 '나는 왜 안 되고 저 사람은 되는 거지' 라는 생각 말고 '나라고 왜 안돼!'라고 생각하라"며 "꿈이라는 게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에 말도 안 되게 큰 꿈을 갖다 보면 그 목표에 점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가 실수하거나 실패하면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미디어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기 갈 길을 가다 보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으니 나 자신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라고도 조언했다.
미국프로농구(NBA)를 향한 '무한도전'을 진행 중인 이현중이 전하는 '꿈'의 한마디는 학생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갔다.
이현중은 삼일중학교가 환영 의미로 운동장에 마련한 레드카펫을 지나 단상에 올라 재학생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높은 목표를 향한 치열한 도전 정신은 그의 오른팔 안쪽에 문신으로 새겨진 글귀에도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는 오른팔에 '모든 것은 불가능하다. 누군가 하기 전까지'라는 뜻의 영문 문구를 새겼다.
대회에서 치열한 몸싸움 끝에 양팔 여기저기에 남은 붉은 상처가 이 말을 증명해주는 듯했다.
이현중은 농구부가 있는 삼일고 체육관에서도 교직원과 재학생들을 만나 일일이 사인해주고 사진 촬영에도 기꺼이 응해줬다.
삼일고는 이현중이 해외로 진출하기 전까지 농구선수로서 기량을 갈고닦은 곳이자, 부친인 이윤환 감독이 35년간 농구부 사령탑으로 우수 선수를 배출한 한국 농구의 산실이기도 하다.
1991년 삼일고 체육 교사로 교편을 잡은 이 감독은 1965년 창단 후 단 한 번도 우승해본 적 없던 농구부를 맡아 당시 중학생이던 하승진 전 국가대표를 스카우트하며 부임 6년 만에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들인 이현중이 삼일고에 진학했을 때는 한 해 6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감독, 김성철 국가대표 남자농구팀 코치, 양희종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 코치 등도 이 감독이 배출한 선수들이다.
한 학교에서 자녀를 직접 지도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자식 끼고 돈다는 둥, 자식 가지고 팀 운영한다는 말이 나올까 봐 저는 직접 지도하지 않았다"며 "이미 실력으로는 가르칠 게 없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보여주며 "16세 때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아들 연락처를 '천재'라고 바꿔 저장해뒀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 결승전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현중은 자신의 활약에 매긴 점수를 100점 만점에 70∼80점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저는 100점을 준다. 제가 35년간 감독을 하면서 많은 제자를 키워보지 않았냐. (실력이) 최고여서 최고라는 게 아니라 멘탈과 농구에 임하는 자세 등 종합적인 면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 가겠다는 아들에게) 한국에서 최고인데 왜 용의 꼬리가 되어서 고생하냐고도 말했지만, 그래도 자기 꿈은 NBA라고 하더라. 우리 부부 모두 농구를 해봐서 안다. 그 꿈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현중의 어머니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금메달리스트인 '레전드' 농구인 성정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다. 이현중의 이번 우승으로 이들은 한국 농구 사상 최초의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을 썼다.
이현중은 이날 학교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는 26일 출국하기 전까지 휴식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